[인형연극예술]이라면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1960년대까지 독일에서는 연극배우 수업에 인형극이 기본과정 중 하나였다. 60년대 독일을 중심으로 아방가르드의 실험극과 자유연극, 퍼포먼스가 융성하며 그 중요성에 1972년 독일 처음으로 동독 동베를린 [국립연극예술대학 "막스 라인하르트"] 연극예술과에서 분리 개설되었다.
[인형연극]은 [또 다른 연극(Das andere Theater)]으로 표현하며 인형극, 물체극, 실험극 등을 포함하는 상위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므로 순수 인형극 보다는 행위자의 확장된 표현방법으로 이해 되어질 수 있다.
인형이란 인간의 형상을 가지고 있거나 사물을 인간으로 의인화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예로부터 종교적 의식, 삶의 문화 속에서 우리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인형은 현대에 들어와서 어린이의 장난감으로 전락했지만, 그 이면에는 그만큼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그래서 정신치료학적이나 심리학, 교육적 측면에서도 인형의 활용범위는 넓다. 자신의 감추어진 마음과 예술적인 소질을 인형이라는 매체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대변하게 된다.
인형연극은 순수 인형극에 연극적인 연기를 표현방법으로 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배우들이 하는 몸풀기와 인형테크닉을 연습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참가자는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협동심이라는 공동체의 중요함을 인식한다.
세계의 다양한 인종과 민족, 문화 속에서 인형은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친숙한 물건 중 하나로 존재했다. 과거에 사람과 인형(형상)의 관계는 종교적 의식이나 의술, 앞으로의 사건을 추측하는 예언자, 정치적 권력을 행함에 마력적 상징성을 지닌 물건으로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인형은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며 텍스트를 사용하거나 노래와 움직임을 포함하며 극으로서 발전되었다. 전통적 인형극에는 손인형, 막대인형, 그림자극, 마리오네뜨를 들 수 있으며 현대에 와서는 탁상인형 등등 행위자의 표현 방법에 따라 여러 자유유형이 만들어진다.
인형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은 그 활용에 있어 미적(ästhetisch)이고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따라 사람(배우)이 표현하는 그 이상의 환상을 관객에게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연극이 실제가 아닌 가상의 공간, 무대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표현하는 행위라면 "배우인 사람이 극 인물을 표현하는 것 보다 죽어있는 인형이 살아있는 사람인양 배우가 되어 표현하는 것이 더 연극적이고 상상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고든 크레이그(Gordon Craig) 의 초인형(Über-Marionette)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
인형극은 하나의 연극예술 장르로서 인형 자체가 지닌 조형예술과 무대에서 현실화하는 상연예술을 포함한다. 18세기의 산업혁명 이후에 인형극의 주요 관객인 일반성인은 많은 시간을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홀로 남은 어린이가 인형극의 관객으로 대체되었다. 뿐만 아니라 발전하는 산업사회에 교육을 받으며 인형이란 물건은 완전히 아동용 장난감으로 전락하였다. 지난 20세기에도 유럽에서는 인형극이 계속 이어졌고 1960년 후반에 반연극(Antitheater) 운동과 함께 자유연극(fringe theatre, alternative theatre, Freies Theater)의 형태를 드러냈다.
인형이란 사람의 모습을 닮은 형상 이외에도 물체를 의인화하는 습성으로써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인형이라고 칭한다. 이러한 형상/물체(Material)는 행위자의 표현방법에 따라 Objekt-Theater, Material-Theater등으로 표현하며 인형극의 범주에 포함된다.
Animation은 어원 라틴어로 Anima이고 영혼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Animation은 생명이 없는 사물을 생동감 있게 하는 것, 즉 죽어있는 물체를 살아있게 하는 과정(독. Belebungs Prozess)을 통하여 실현된다.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죽은 것과 살아있는 것을 우리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인식한다.
이것을 시각적 습관(독. Sehgewohnheit) 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서, "바늘과 풍선"을 양손에 쥐고 있다면 풍선이 터질 것이라고 우리는 미리 짐작 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글씨체는 왼쪽에서 오른쪽/위에서 밑으로 쓴다. 만일 그와 반대일 경우에 우리는 낯이 설고 거부반응을 느끼는데 이런 것을 시각적 습관이라고 한다. 결국 Animation은 죽어있는 사물에 행위자의 집중력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인형극과 연극의 표현방법 발전이 고착 상태인 이유는 획일적 암기식의 교육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행위자의 상상력, 창작, 창조력이 결여되고 일반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본 극단의 인형연극 워크숍을 경험하면 인형과 연극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